Brand Story
Your Balanced Momentum, PARITY
일상과 비일상 사이 단 하나의 균형점, 패리티

Ep.01 풍경

아침과 밤 사이를 잇는 새벽 공항.
탑승구 앞 의자에 앉아 있는 그녀는 창 너머, 활주로의 끝까지 이어진 불빛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저 빛을 따라가면 어딘가 닿겠지. 생각해보면 단순한 사실인데, 볼 때마다 안심이 됐다.
무릎 앞의 캐리어에는 스티커가 몇 장 붙어 있었다.
리스본, 멜버른, 삿포로, 로마, 라오스.
그녀는 사무실 책상 위 세계지도에 가보고 싶은 곳마다 핀을 꽂아 두곤 했다.
새로운 도시에서 스티커를 붙이고 돌아오면 핀을 떼어냈다.
그녀는 일을 좋아했다.
주어진 업무에 오래도록 집중하다가 문득 고개를 들어 시계를 마주치면 제법 잘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가끔은 너무 깊이 들어간 나머지 어디로 향해 가는지 잊기도 했는데, 그럴 때면 떠나자고 마음먹었다.
멀어지면 선명해지는 것들이 있으니까. 낯선 곳에 자신을 놓아 두기.
그때의 나를 느껴 보기.
그리하여 다시, 균형을 찾기.
떠나기 전날이면 늘 같은 순서로 짐을 쌌고, 마지막으로는 베개를 챙겼다.
그렇게 하고 나서야 비로소 캐리어를 닫았다.
익숙한 자리에서 밤잠을 이루고 나면 낯선 환경에서도 자신답게 살아갈 수 있을 테니.
그게 그녀의 여행 방식이었다.
이번 목적지는 크로아티아.
오래 꽂아 둔 핀이었다.
그림 같은 돌담길, 파란 지붕, 휘몰아치는 운명 속에서도 환하게 노래하는 주인공이 연달아 떠오르는 곳.
도착하면 바다 근처 한적한 카페에서 커피부터 마셔야지.
머리도 마음도 비운 채 눈부신 파도에만 몰두해야겠어.
설핏 미소가 떠오른 순간, 탑승 안내 방송이 울렸다.
그녀는 캐리어의 손잡이를 당겨 쥐었다.
창밖으로 비행기 한 대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Ep.02 일기


여행 전날 밤은 작은 상자 안에 우주를 접어 넣는 시간.
열 때마다 다른 나를 꺼내고, 닫을 때마다 다른 나를 남겨두면서 자신이 누구인지 조율하곤 해.
재킷 한 벌, 혹은 양말 한 켤레만큼 가벼워진 캐리어 안을 골똘하게 쳐다볼 때, 나는 선택의 기로에 놓여.
중요한 건 ‘어디로 가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놓아두고 가는가’니까.
지금 나는 내가 살아갈 수 있는 가장 작은 세계를 조심스럽게 설계하는 중이야.
그래서인지 여행 전야는 설레면서도 이상하게 고독해.
이국의 낯선 침대에서도 깊은 잠을 선물해 줄 애착베개, 매일 먹는 비타민, 몇 번을 읽어도 질리지 않는 책 같은 것들로,
내가 선택한 삶을 차곡차곡 접어 넣지.
이렇게 일상을 든든히 채워 간다면 비바람과 비탈길 속에서도 분명 자유로울 테니까.
크로아티아의 도드라진 돌바닥 위에서도 거침없이 춤추던 맘마미아의 도나처럼.
언젠가의 여행에서 숙소 구석에 세워 둔 캐리어를 오래 바라본 적이 있지.
그날 밤 나는 그것이 단지 짐을 담는 상자가 아니라, 하나의 열쇠라는 걸 깨달았어.
열면 일상이 쏟아지고, 닫으면 비일상이 시작되는.
그리고 또한 알게 되었지.
그 안에 담긴 것은 내 삶을 지탱하는 중심이라는 걸.
그 중심이 있는 한, 언제든 다른 세상을 드나들 수 있다는 것도.
어느 철학자의 말처럼, 열릴 수 있는 사물들의 안쪽에는 무한한 이야기가 숨겨져 있지.
이렇게 작게 압축한 나의 우주를 어떻게 가볍다고 할 수 있겠니.
다만 이렇게 생각해.
어디로 향하든 나는 흔들리지 않을 것을.
Ep.03 편지

여행이라는 단어에는 오해가 많습니다.
어떤 이들은 여행을 일상으로부터 떠나는 시간이라고 하지요.
하지만 패리티는 이렇게 믿습니다.
여행은 일상을 벗어나는 시간이 아니라, 일상의 균형을 찾는 시간이라고.
우리는 여정을 시작할 때 목적지를 생각하지만
정작 돌아보면 우리를 변화시키는 것은, 그곳의 풍경이 아니라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서 수많은 선택을 하는 자신의 모습입니다.
여행하는 동안 우리는 조금 더 솔직해지고 담대해집니다.
설레기도 하고, 때로는 조금 두렵기도 하죠.
중요한 것은 그동안 무언가 마음 안쪽에 천천히 자리를 잡는다는 사실입니다.
낯설던 감정은 내 편이 되어 따라오고,
내 안의 무게는 새로운 균형을 찾아갑니다.
패리티가 담고 싶은 것은 여행이 아니라 삶을 지탱하는 힘입니다.
떠나고 머무르는 흐름 속에서 자신을 잃지 않는 사람들,
그 균형을 찾으려 떠나는 사람들을 위해 존재합니다.
혹시 지금 패리티를 만난 당신이
조금 지쳤거나, 답답하거나, 어디론가 가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그건 다시 잘 살아보고 싶어서일 겁니다.
그러니 떠나도 괜찮습니다.
목적지가 멀어도, 가까워도 좋습니다.
화려할 필요도, 거창할 필요도 없습니다.
여정의 끝에 당신은 또다시 일상으로 돌아올 겁니다.
조금 더 단단한 내일의 당신으로.
그 사실만으로 충분합니다.
우리는 그 여정을 믿습니다.